본지는 미국변호사시험에 최종합격한 거창출신 김아주씨를 만나 합격소감과 함께 그간의 공부과정 및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 거창한뉴스 ㅡ 먼저 미국변호사시험(Bar examinition) 최종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소감한 말씀? 변호사시험 결과 발표에 앞서 많이 긴장이 되어 있었는데, 합격 소식에 마음이 후련하기도 하면서 무엇보다 굉장히 감사할 따름입니다. 인터뷰를 할 만한 인물은 못 되지만, 축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ㅡ,거창여고를 졸업한 후 곧장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워싱턴대학 로스쿨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습니다. 평소 어떤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해왔고, 공부를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얘기해 주신다면? 고등학생 때 공부하던 습관이 대학교와 로스쿨에서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물론, 고등학생 때의 체력을 따라갈 순 없었지만요^^ 처음에는 ‘나중에 후회 없을 만큼 최선을 다하자’는, 어쩌면 지극히 평범한 태도로 공부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공부를 못했다는 핑계를 대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남들보다 두 세배는 열심히 하자는 각오를 가지고 공부에 임했습니다. 대학 때는 매 수업을 녹음해가며 교수님들 강의를 반복해서 듣고 노트를 정리했고, 교수님 office hours때 찾아가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을 여쭈어 가며 수업과 시험준비를 하곤 했습니다. Writing Center를 수시로 방문해 에세이를 교정받고, 시험결과가 나온 이후에는 교수님들께 찾아가 저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가 한 걸음 더 성장하는 데 있어서의 밑거름은 저의 약함을 발견하고, 인정하고, 보완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로스쿨을 준비하면서는 남을 위해 살기 위해 공부를 하겠다는 다짐을 가지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로스쿨 공부를 시작하면서 법이라는 분야가 대학공부와는 차원이 다르게 어렵게 느껴졌어요. 그래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셨기에 열린 길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배워서 남주자는 생각으로 공부에 임했던 것 같아요.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하게 배우려는 갈망이 컸던 것 같습니다. 네트워킹도 열심히, 맡은 역할들도 충실히, 수업 및 시험공부도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한편, 저에게 ‘어려움’으로 다가왔다고 할만한 점이 있다면 제가 로스쿨에서 현실을 좀 더 직시하게 되었다는 점이에요. 이상만으로는 버거운 곳이었죠. ‘열심히’보다 ‘잘’ 하는 것이 중요한 때가 있었고, 실력이 안되면 눈에 띄게 무시당할 수 있는 곳이었죠. 그러다 초심을 잃기도 했습니다. 변호사라는 직업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되는 현실이 더 크게 와 닿았고, 이에 동조하는 많은 사람들이 법조계 사회의 주류를 구성하고 있다는 불편한 사실을 마주하는 순간들이 있었죠. 성경 묵상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하나님께 집중하지 않으면 제가 그리스도 안에서 추구하는 가치를 놓치기 쉬운 나날들이 있었고요. 지금도 여전히 배워가는 과정에 놓여 있는 저는, 오늘도 그리스도의 지혜와 긍휼을 구하며 살아가려는 중입니다. ㅡ, 김 아 주 씨께서는 아버지(김수봉 이스턴어학원 원장, 어머니(임정숙 교사)께서 오랜 세월을 교육계에 몸담아 오고 계십니다 이런 집안 배경이 공부를 하는데 있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요? 저희 부모님은 배움에 대한 열정이 뜨겁습니다. 교육계에 종사하고 계신 점이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특히 아버지께서는 퇴근 후에도 집에서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세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교과서를 벗어난 배움의 즐거움과 중요성 또한 몸소 알려주셨어요. 저는 부모님을 따라 어렸을 적부터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댁을 자주 오가면서 들과 산에서 농촌 일을 돕기도 했고, 국내 곳곳을 여행하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다방면으로 익힐 기회도 종종 가졌습니다. 영어공부와 다양한 예체능 강습을 비교적 일찍부터 시작한 덕에 끈기와 모험심또한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나홀로유학의 길도 담대히 걸어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때로는 부모님께서 교육계에 몸담고 계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고, 저에 대한 주변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던 때도 있었습니다. 여느 부모자녀 관계처럼 상충된 가치관으로 부모님과 실랑이를 벌이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과정에서 부모님의 통찰력과 지혜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인생의 선배되신 부모님의 안목을 이정표삼아 저는 저의 진로를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저는 부모님께 한없이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하나님을 알게 해주신 분들도 부모님이고, 법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부모님 덕분이에요. 무엇보다 부모님의 기도가 제가 학업을 마치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변호사합격소식에 저보다도 더 기뻐해주신 사랑하고 존경하는 부모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ㅡ, 현재 미국 볼티모어카운티(Baltimore County) 법원에서 근무 중입니다 앞으로의 포부를 말씀해 주신다면? 저는 하나님의 은혜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법원에서는 매일이 새롭고 흥미로운 일들로 가득하고, 사회 초년생으로서 아직은 열심히 배워가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포부라는 표현이 좀 거창한 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열정을 느끼는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현재 근무하고 있는 법원을 비롯해, 앞으로 저에게 주어질 근무 기회를 통해litigation practice에 대해 부지런히 배우고 변호사로서 필요한 역량을 키워, 궁극적으로는 public international law(국제법? 국제공법?)분야에서 국가간 소송 및 분쟁을 중재하는litigator 혹은 arbitrator(중재자)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ㅡ, 법조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법원에서 판사님을 보좌하며 매일 수 많은 변호사들을 대면합니다. Prosecutor(검사)는 정부를, Defense Attorney(피고측 변호사)는 의뢰인을 대변하는, 이름 그대로 변호를 하는 사람입니다. 세계인권선언 제 11조 1항(“형사범으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는 자신의 변호에 필요한 모든 피보증인이 보장된 공개 심리에서 법률에 따라 유죄가 입증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될 권리를 가진다”)도 명시하고 있듯이 피고인에게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어 유죄의 혐의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무죄로 간주됩니다. 이 점에서 변호사의 태도와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 형사배심원판결에서 저는 적당한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사건의 사실과 이해관계, 관련 증거를 정의와 공정성의 측면에서만 바라보았을 때 원고에게 어느 정도의 배상금이 지불되어야 마땅한 상황으로 판단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피고측 변호사가 원고측 변호사보다 더 효과적으로, 설득력 있게 증거를 제시하고 주장을 펼쳤으며, 결국 배심원은 피고측에게는 승소를 안겨주고, 원고측에는 어떠한 배상금도 지불하지 않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많은 직종처럼, 저는 법조인의 길 또한 사명감을 가지고 걸어가야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법을 더 알아서 자랑하는 자리, 법을 잘 알아서 역이용하는 자리, 혹은 내 일이 아닌 남 일이라는 생각으로 임하는 자리가 아닌, 겸허한 마음으로 법적 구제를 필요로 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당당히, 효과적으로 대변해내는 자리라 생각합니다. 어둠을 빛으로 몰아내어 정의와 진실이 이기는 사회를 실현시키는 역할을 감당해내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경남도립거창대학 간호학과 손계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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