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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물량 하루 수십 톤씩 소화˝

거창 남부파머스, 9월 한 달 매출 100억 원 가까이 달성
거창한신문 기자 / korea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9월 28일
배 하루 10~15톤씩 매일 판매, 농협안심한우 브랜드 계약으로 한우 50톤 가까이 소진
농가가 생산하고 업체가 가공, 유통과 판매에 당일정산까지…농가 상생 유통 시스템의 표본
10월부터 거창과 전국 사과 판매 본격화…부사 하루 50톤 이상 판매 예상

   남부파머스 매실 출하 작업 현장. 제철 한 달 동안 매일 10톤 이상의 매실이 전국 소비자에게 판매됐다.

최근 사과와 샤인머스캣 등 주요 과일의 도매가격이 떨어지면서 판로 확보가 농가의 가장 큰 고민으로 떠오른 가운데, 거창의 한 지역 기업이 전국 산지 농산물을 대량으로 소화하며 농가 판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거창읍에 본사와 작업장을 둔 농업회사법인(주)남부파머스(대표 윤의식)는 지난 9월 한 달 동안 매출 100억 원 가까이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매출 165억 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를 한 달 만에 올린 셈이다.

2021년 거창에서 설립된 남부파머스는 한우를 비롯한 축산물 가공과 농산물 유통을 함께 하는 농업회사법인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자사몰과 온라인 판매사 발송대행을 통해 전국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

추석 대목을 맞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9월 1일부터 22일까지 택배 발송 건수는 24만 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만 건이 넘는 물량이다. 배는 하루 10~15톤씩 매일 판매됐고, 한우는 50톤 가까이 소진됐다. 한우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 8월 농협경제지주와 '농협안심한우' 브랜드 계약을 체결한 덕분이다.

남부파머스는 거창 지역 농산물뿐 아니라 전국 각 지역의 제철 농산물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수확기를 맞은 산지의 농산물을 받아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전국 소비자에게 곧바로 보내는 산지직송 방식이다.

품목별 판매 규모도 크다. 순천과 광양의 매실도 남부파머스가 판로를 책임지고 있다. 제철인 한 달 동안 매일 10톤 이상씩 매실을 판매했고, 초당옥수수는 의령과 밀양, 고성의 시설하우스 300동 분량의 물량을 유통하고 있다.

이 같은 대량 판매는 농가의 출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수확기에는 같은 품목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도매시장 가격이 떨어지기 쉽다. 이때 일정 물량을 꾸준히 받아 줄 판로가 있으면 농가는 헐값 출하를 피하고 출하 시기와 물량을 조절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농가와의 대금 정산 방식도 눈에 띈다. 남부파머스는 농가가 출하한 물량의 대금을 당일 정산해 지급하는 '일정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대금 정산이 늦어지면 농가는 인건비와 자재비 등 다음 농사를 준비할 자금이 묶이게 된다. 일정산은 이런 자금 부담을 덜어 농가가 판매 대금 걱정 없이 안심하고 출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산지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화물차에 싣고 있다.

남부파머스의 물류기지인 거창 공장에서는 평균 25명이 일하고 있다. 다만 급격히 늘어난 물량을 감당하기에는 공간이 협소해, 현재 산지 농산물은 김천과 김해, 통영, 대구 등지에서 전국 소비자에게 발송되고 있다.

농산물을 원물로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가공품으로도 넓혀가고 있다. 남부파머스는 매실 농가 활성화를 위해 하동에서 생산하는 유산균 황매실청 개발을 마치고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선다. 초당옥수수와 한우를 조합한 가정간편식 '초당이 대파 소불고기'도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한 달에 50만 팩 이상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비품이나 못난이 농산물도 가공을 거치면 새로운 상품으로 팔 수 있어 농가 소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농가에서 들어온 산지 농산물이 저온창고에 쌓여 있다.

10월부터는 거창을 비롯한 전국 사과 산지의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홍로와 부사 사과 농가, 태추단감과 부유단감 농가를 위한 판매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부사 품종은 거창과 전국 산지를 합쳐 하루 50톤 이상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수확기가 몰리는 가을철, 사과 주산지인 거창 농가를 비롯한 전국 사과 농가의 출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직접 농사도 짓는다. 윤 대표가 대표조합원으로 있는 관계사 남부팜 영농조합법인은 창원 일대에 9,000평(약 3만㎡) 규모의 태추단감 밭을 소유하고 현재 직접 재배하고 있다. 남부팜 영농조합법인도 농산물 유통을 함께 하고 있다.

겨울에는 제주 농산물로 판매를 넓힌다. 남부파머스는 올겨울 제주 만감류와 감귤, 구좌 당근과 무를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감귤은 판매 여력이 충분해 오히려 물량 확보가 관건이다. 윤 대표는 "귤은 하루 100톤을 파는 것은 일도 아니지만, 지금은 물건을 구하는 게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 산지 농가에도 안정적인 판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의식 대표는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과 가공, 유통, 판매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잘 키운 농산물은 제때 팔고, 비품이나 못난이 물량은 가공해 새 상품으로 만들어 다시 전국에 유통하는 구조가 갖춰져야 가격이 떨어져도 농가가 버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농사보다 판로"라며 "농가는 좋은 농산물을 키우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파는 일은 우리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산지 물량을 받아 왔다"고 말했다. 또 "판매한 만큼 대금을 매일 정산해 드리는 것도 농가가 돈 걱정 없이 농사에 전념하시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농가 소득이 올라야 농촌에 사람이 남고 지역이 산다"며 "거창에서 시작한 기업으로서 거창은 물론 전국 산지 농가와 함께 성장하는 유통 기반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남부파머스는 앞으로도 계절별 제철 품목을 꾸준히 발굴하고 가공품을 늘려 판매 품목과 물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국으로 발송될 상품을 실은 화물차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농산물 가격 하락기에 농가에 필요한 것은 '안정적으로 팔 곳'과 '제때 받는 대금', 그리고 원물 이상의 가치를 만드는 가공이다. 농가가 생산하고 기업이 가공과 유통, 판매를 맡으며 대금은 당일 정산하는 남부파머스의 방식이 농가 상생 유통의 표본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거창한신문 기자 / koreanews@hanmail.net입력 : 2026년 0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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